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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대체불가능인가요? 도대체, 불가능인가요?

2023.06.29


“저런 걸로 먹고 사는 사람들도 있어?” 지구상에 존재하는 직업엔 정말 생각지도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TV나 유튜브를 보다가 깜짝 깜짝 놀랄 때가 많다. 80억이 넘는 인구들이 살아가야 하니 그럴 수도.  세상엔 수많은 직업이 있고 시대가 바뀌어도 세상의 변화와는 별개로 유지되는 직업들도 많겠지만 우리, 이 광고계는 어떤 시대의 흐름도 늘 온몸으로 맞부딪혀야 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한편으론 재미있고 또 그래서 한편으론 늘 편한 날이 없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치매에 걸린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써로게이트」란 영화가 있다. 2009년 개봉 당시 극장에서 보고선 “와 미래엔 진짜 이렇게 될 것 같지 않아?”라며 감탄의 수다를 멈출 줄 몰랐고 그 후로도 수많은 SF영화를 봤지만 아직도 가장 가능성 있는 미래의 설정은 이 영화라고 가끔씩 생각하곤 한다. 공기 환경 범죄 등으로 인해 외출이 거의 힘들어진 세상. 각자의 가상 인물들이 밖으로 나가서 일들을 처리하고  진짜 본체인 사람은 집안에서 그 가상 인물을 조정하며 살게 된다는 설정인데 그래서 제목이 대리인 대체물을 의미하는 ‘써로게이트’이다. 요즘 새록새록 다시 생각나는 영화이다. 바로 지금이 AI 강타의 시대이기 때문인데, 모두 예측했겠지만 저 영화에서는 대체 존재인 가상 인물들이 본체 인간의 말을 거역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영화는 본격 스토리로 빠져든다.  변화의 서핑보드를 늘 제대로 타야 하는 광고계도 본격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들을 활용하며 신기해 하는 것도 잠시, 그들에게 얼마가 대체될 것인가 나는 괜찮은가를 놓고 금방 혼란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한참을 아이디어 내고 카피 쓰는 일에 매달려 살았던 시절엔 내 아이디어가 좋은가 나쁜가, 선택되는가 안 되는가가 세상의 전부였다.  인정과 칭찬이 나를 달리게 했고 그게 없으면 멈춰 갈 길을 잃곤 했다. 그런데 CD가 되고 난 이후부터는 이 프로젝트에 내가 적임인가 아닌가 내가 그 어떤 CD보다도 잘 할 수 있는 존재인가 아닌가를 생각하게 된다. 저 PT는 왜 나에게 오지 않았을까 나라는 CD와 꼭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는 동료는 몇이나 될까? 

결국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기회를 선택 받아야 하는 CD가 된 후에야 난 대체가능한 존재일까 대체불가능한 존재일까 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불과 몇 년 후에는 어떨까? CD나 고민하고 있는 대체가능한 존재인지 아닌지의 이 냉정하고도 결코 편할 수 없는 화두가 막 카피를 쓰기 시작하고 비주얼의 안목을 키워가고 소비자 인사이트의 감을 맛보기 시작한 친구들을 고민하게 만들 것이다. 나의 아이디어와 카피 아트웤 인사이트 정도라면 AI가 충분히 대신할 수 있지 않은가 자꾸 눈치보게 될 것이다. 곧 AI가 나보다 더 멋드러진 아이디어를 척척 내놓는 꼴을 보게 될 테니 그 때는 배가 아픈 게 아니라 머리가 아파지겠지. 동료는 물론 AI와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된 시대가 해맑게 우리를 보며 웃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가 하는 이 광고일은 질문값에 맞는 그럴싸한 답만 내면 되는 업은 아니다. 낸 사람과 닮아 있는 아이디어의 색깔이란 것이 있고 광고주의 공기까지 캐치하는 촉이란 것이 있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만 나올 수 있는 시너지가 있고 광고주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은 진심이 있고 입력치를 뛰어넘어 말려야 할 정도의 열정도 있다. 그 뿐인가 꼭 물어봐야만 답을 주는 것이 아닌 물어 보기도 전에 먼저 좋은 생각들을 가지고 달려와 주기도 하고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존재들도 있다.

이렇듯 보글보글 따뜻하게 끓고 있는 우리의 일에서 혹시 난 미즉지근하게 딱 입력된 만큼의 답만 내면서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있지는 않은 지 그 마저도 내지 못하고 있는데 안일하게 자기 위로를 하며 습관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대로 좋은 답은 내는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필요 없다며 귀를 닫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볼 시점이다. 어쩌면 면밀한 자기 성찰을 통해 나의 존재력을 키워갈 좋은 시점일 수도 있다. 책상 의자 노트북 챙겨줄 필요도 없고 불만도 없는 AI에게 내 자리를 내어주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뭐 일만은 아니다. 우리의 가족에게,  반려동물들에게, 그 누군가에게 우린 대체 불가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살아가고 싶다.어쩌면 우리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성장하는 이유가 대체 불가한 존재의 자리를 내놓고 싶지 않아서, 대체 가능해서 있지만 없는 사람이고 싶진 않아서 일테니. 이것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일테니.

최근 들어 가장 설레였던 드라마 ‘무빙’에 나온 대사처럼 후배님들은 각자만의 반짝임으로, 선배님들은 각자만의 무게감으로 이 시기 이 광고업에서 우리 모두 황금 ‘쓸모’가 되어 보길.  대체 불가능한 존재들이 되어 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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