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위한 종합예술’ 전문가로서의 자부심
“우리의 일은 사랑과 닮았다. 우리의 일은 마치 사랑처럼 브랜드를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하고, 매번 다른 모양의 답을 찾아가면서누군가의 일상에 즐거움을 남기는 일이다”
우리의 일을 과연 무엇으로 부를 수 있을까? 광고, 프로모션, ATL, BTL, 더 큰 개념으로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부상하는 DX, CX. 어떤 것이 Tool이고 어떤 것이 우리 업을 부를 수 있는 본질적인 이름일까? 30여년간 몸담아 온 필자도 매번 우리 일을 다르게 부를 만큼 우리 업은 빠르게 진화 중이다.
여느 청춘들과 같이 20대 시절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오랜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촌철살인의 기사를 쓰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자도,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PD도 멋진 직업으로 보였다. 한 가지 뚜렷한 기준은 크든 작든 임팩트 있는 호흡으로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고 싶었다. 즉각적인 반응을 얻고, 사람들을 웃게 하고, 세상을 좀 더 훈훈하게 만드는 일을 꿈꿨다.
그렇게 일을 시작한 곳이 광고회사였고,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반응을 가장 직접적으로 목격할 수 있는 분야, ‘BTL’이라 불리는 영역으로 자석처럼 끌려 들었다. 고객 접점이 중심인 영역에서, 사람들의 즐거운 반응들을 직접 모니터링 하는 재미를 만끽하며, 고객 경험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그때는 뭐라고 정의할 지 몰랐지만, 내가 만드는 창작물은 주로 고객의 브랜드 경험을 위한 것이었고, 사람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마음을 바꾸는 버튼이 되었다. 그 결과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가 활성화 되고, 새로운 일상의 방식이 생기기도 하며, 고객들의 삶이 훈훈해 지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선례나 메뉴얼이 충분치 않은 맨땅이었지만, 이 매력적인 영역의 전문가가 되기로 했다.
전문가란 무엇일까?
한 영역에서 좋은 결과가 누적된 사람은 어느 순간 ‘달인, 명장, 전문가’라고 불린다. 이 업에서 전문가란 “수많은 경쟁에서 이겨 많은 기회를 확보한 사람”이고, “전례 없는 새로운 일들을 수행해 내면서, 시간이 쌓여 일정 수준의 달인이 된 사람”이다. 매번 새로운 일을 하며 나만 성공하고 휘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를 구축해 나가고, 다시 또 새로운 일이 와도 본질을 파악하고 돌파하는 체질이 생긴 사람을 말한다.
나는 이 체질을 ‘이기는 습관’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의 일은 곧바로 어떤 누군가에게 맡겨지는 것이 아니라, 경쟁에서 이긴 뒤 철저히 프로세스를 지켜 일을 완성하는, 즉 이기는 습관을 가진 전문가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
이기는 습관을 만드는 방법
이기는 습관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기는 습관을 쌓는 첫번째 법칙은 ‘기본적인 프로세스와 매뉴얼 구축’이다. 그 이유는, 고객에게 경험을 주는 한 순간은 너무나 ‘찰나’이기 때문이다.
Q 싸인이 나면, 영화처럼 재촬영하거나 수정 할 수 없다. 그래서 그 찰나에는 항상 수십개 어떤 때는 수백개의 전문파트들이 정해진 Q 대로 이행하기 위한 긴장감이 있다. 전문가는 이 한번 뿐인 찰나가 이상적으로 연출 되게 하기 위한 기획 뿐 아니라, 실행가능한 프로세스와 매뉴얼을 만들고 이끌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기획과 아이디어가 좋더라도, 결국 해답은 ‘현장’, 고객과 만나는 그 순간이기 때문이다. 베테랑 전문가들도 크리에이티브에 도취되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훌륭한 창작물들이 고객 접점의 찰나에 의도한 대로 발휘 되려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고객 접점의 순간에는 수만가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변수만큼 다양한 판단의 순간이 찾아온다. 이런 변수들을 미리 고려한 매뉴얼을 기반으로 일을 이끌어가면 매번 복잡한 상황이 와도 클라이언트를 안심시키고 문제를 마치 게임과 같이 즐겁게 다룰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수많은 변수에도 ‘안전’이 철저히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안전과 직결된 것이고, 브랜드의 이미지, 때로는 국가의 이미지와 직결된다. 안전 없이 화려하고 즐거운 경험은 물거품이 된다.
이기는 습관을 쌓는 두 번째 법칙은 ‘변화와 새로움에 전문적 견지’를 갖는 것이다.
마케팅 크리에이터 다운 전문적 견지를 갖기 위해서는 ‘생각의 Scale’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의 Scale’이란, 당장 주어진 과제 뿐 아니라, 그 과제를 둘러 싼 환경을 다면적으로 보는 것이다. 클라이언트가 A라는 새로운 툴을 원한다고 해서 가장 좋은 A를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왜 필요한지, 그 솔루션이 A가 맞는지 부터 살펴보고, 정말 그 브랜드에 필요한 컨설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생각의 Scale’을 위한 필수 조건에는 3가지가 있다.
첫째, “Marketing 관점에서의 생각의 Scale”이다.
먼저,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 더 폭 넓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 이 시점 이 고객경험을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 브랜드 방향은 무엇이고 어떤 타깃에게 어떤 목표를 성취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 여정에 어떤 단계와 맥락에 처해 있고, 어떤 경쟁관계에서, 이번 고객경험의 모멘텀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까. 그 맥락에서 어떤 크리에이티브가 제시되야 할까. 등 우리 업에서 흔히 고객 요구 분석이라고 부르는 부분이다. 매번 더 복잡하고 새롭다.
CES를 예로 들자면, 매 해 여러 맥락의 클라이언트들이 CES 참가를 의뢰한다. 클라이언트의 큰 Marketing 맥락에서 CES 접점에서 각각 어떤 접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이제 막 CES에 진입하는 작은 회사라면 B2B 대상 앞선 기술을 정확히 알리고 상징적인 초기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거대한 하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고 전세계에 여러 맥락의 마케팅을 전개하고있는 클라이언트라면, 매년 초에 세계의 언론은 통해 그 해의 강자가 클라이언트 브랜드임을 분명하게 기선 제압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그때는 모든 언론을 사로잡는 어트렉션이 가장 중요한 접근이 될 수 있다. 연 초 만들어진 올해의 강자라는 인상이 클라이언트의 그 해에 이어질 수많은 트랙의 마케팅에 후광효과를 줄 것이다.
둘째는 "고객경험 관점에서의 생각의 Scale"이다.
급변하는 마케팅 환경에서 매번 메타버스, AR, AI 등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 마다 그것을 꼭 따라잡아야 한다는 불안감을 클라이언트에게 설파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들은 아무리 대세여도 고객경험을 위한 수단들이다. 브랜드가 성취할 목표와 고객의 여정, 이 두 교집합 영역에서 효과를 발휘할 툴로서 그 가치를 바라보아야 한다.
셋째는 “다양한 수평적 관점의 생각의 Scale”이다.
아무리 클라이언트와 고객을 잘 분석해도, 그것을 기반으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그 창의성을 만드는 두 가지 축이 ‘수평 문화’와 ‘다양한 관점’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미숙한 아이디어가 다른 생각과 융합되면서 완성되기도 한다. 이런 기회를 가지려면 오픈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색적인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모였을 때, 상상치 못한 스파크가 튀기도 한다. 이런 인재들이 마음껏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루키들도 리더들에게 미완의 상태라도 언제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수평적인 문화가 중요하다.
‘믿음’이라는 이름의 이유 있는 자부심
30여년간 이 업을 통해 국내외 브랜드, 지자체, B2B2C 등 여러 분야에서 수 없는 것을 제안하고 실행하며 길이 없던 곳에 새로운 길을 닦아 왔다. 그렇게 새로운 판을 짰고, 이기는 프레임을 만들었고, 나만의 프로세스를 확립해 늘 완벽한 결과물까지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모든 경험은 현장에서 무언가 해결이 되지 않는 순간마다 우리를 찾는 이유가 되었고, 비로소 ‘믿음’이라는 이름의 이유 있는 ‘자부심’이 되었다.
‘고객을 위한 종합예술’ 전문가로서의 자부심
마지막으로, 우리의 업’을 ‘고객경험을 위한 종합예술’이라고 칭해 보고 싶다. 클라이언트와 다양한 배경의 전문가들이 함께 만드는 것이며, 전략과 예술과 기술이 총 망라되는 짜릿하고 역동적인 일이다. 이 즐거운 필드에서 이기는 습관을 쌓았기 때문에 ‘믿음’이라는 이유 있는 자부심이 생겼고 이러한 이유 있는 자부심은 업계에서 가장 신뢰도 있는 전문적인 조직으로 발전되었다.
우리의 일은 즐겁게 해야 한다. 즐겁게 하는 일에 디테일을 더해 자신만의 “이기는 습관”을 길러 간다면, 반드시 꼭 협업하는 “전문가”가 될 것이고, 전문가가 되어 모두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는 “이유 있는 자부심”이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