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Only

안녕하세요. 본 서비스는 HSAD의 고객사 전용 공간입니다.
아래를 클릭하여 Key Code를 입력하여주세요.

본 서비스 이용을 원하시는 고객사의 경우 아래 이메일을 통해 연락 주시면 담당자가 회신드리겠습니다. hsadofficial@hsad.co.kr

일종의 고백

2023.01.03


이 글은 “아이디어가 없어...”라는 고민에 아이디어를 내는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동지들에게 건내는 위로이자 일종의 자기반성과 같은 것입니다. 광고대행사 ECD 정도면 뭔가 업계에 길이 남을 포트폴리오 하나는 있어야 했고, 후배들을 위해 남다른 일의 철학과 크리에이티브 노하우를 적어 낸 베스트셀러쯤은 남겼어야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나이, 주름, 흰머리들만 사이좋게 늘어가고 웃음, 용기, 전화번호 따위는 꼴좋게 줄어든다는 시인 오은의 말이 딱 지금 제 꼴입니다. 그래도 올해의 목표를 ‘행복’으로 세운지라 다시 웃음도 지어보고, 용기도 내어 보기로 합니다. 크리에이티브로 밥벌이하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밥값 할 수 있을지, 생각의 근육과 두께를 어떻게 하면 단단하게 키워갈 수 있을지 이 글을 핑계로 정리해 봤습니다.

대행사 생활 25년, 연륜은 사물의 핵심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길의 이름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경쟁 PT와 캠페인을 만들어 오며 오랜 경험도 넘지 못하는 아쉬움이 항상 존재하곤 합니다. 그 끝에서 느끼는 감정은 한결같습니다. ‘내가 조금만 더 용기를 냈더라면...’ 크리에이터들에게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마음은 용기입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클라이언트가 절대 못 사!” “이건 상무님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야...” 이런 전략, 이런 모델, 이런 의상, 이런 메시지까지... 소비자를 향한 크리에이티브와 전략이 사라진 자리에 개인의 취향만 난무하고 있는 요즘. 언제부턴가 우리는 스스로 프레임을 만들고, 날 것의 잠재력을 업신여기며 깨끗하게 도정된 생각만을 높이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확신을 갖고 자신만의 보폭과 톤앤무드로 힘껏 목소리 내기는 정말이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위험부담이 낮고, 논란이 없을 안전한 생각만을 의도적으로 남기게 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직면한 수많은 생각의 허들과 장벽을 단숨에 넘어뜨리는 힘은 결국 용기입니다. 낡고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을 두려워한다면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창조가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오늘은 만만치 않은 크기로 용기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남긴 두 가지 레퍼런스를 소개할까 합니다. 요즘 모든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입니다. 이 사례를 통해 소비자들은 어떤 브랜드 마케팅에 자신들의 소중한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는지, 성공한 마케팅에는 어떤 남다른 생각과 인사이트가 숨어 있는지 꼭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4분 33초의 침묵, 그 무모한 용기
현대음악의 거장 존 케이지(John Cage)를 아시나요? 그가 작곡한 4분 33초란 제목의 피아노곡을 들어보셨는지요? 놀랍게도 이 곡의 악보에는 그 어떤 음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4분 33초” 동안 완벽하게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눈과 귀 심지어 작은 숨소리까지. 검은 건반과 흰 건반, 그 어느 것도 두드리지 않았지만 공간을 채우는 현장의 모든 소리로 완벽한 음악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당황하던 관객들은 차츰차츰 이 연주에 협연을 시작합니다. 일부러 내는 기침소리와 박수, 엇박자로 들어오는 웃음소리까지... 같은 악보를 연주하지만 매번 다른 울림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사람들은 이 곡을 세상에서 가장 연주하기 쉬운 음악이자 가장 감상하기 버거운 음악이라고 평가했죠. 악보에는 음표가 있어야 하고, 무릇 연주라 함은 어떤 악기가 만드는 아름다운 선율이라 생각하는 우리에게, 존 케이지의 용기는 지나치다 못해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결국 그를 현대 음악의 거장으로 부르며 올타임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로 추앙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원래 그런 거야”를 부수고, 뒤집어, 프레임이 없는 최초의 상태를 만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때론 실패해도 좋습니다. 마이클 조던은 9,000개 이상의 슛에 실패했고, 거의 300게임에서 패배했으며,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슛을 26번이나 놓쳤습니다.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그것이 내가 성공한 이유”라고 그가 말했습니다. 용기를 가지세요. 그 생각이 맞습니다. 좋은 크리에이티브는 언제가 거기에서 시작됩니다.

 

속세와의 콜라보, 그 경계를 허무는 용기
저는 불자도 아니고 기분이 저기압일 때마다 고기 앞으로 진격하는 가련한 중생이지만, 화엄사의 햄버거 마케팅 소식을 접하곤 당장이라도 속세를 버리고 귀의하여 한 수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찰에서 햄버거를 만든다고? 이 믿을 수 없는 불협화음에 화엄사 덕문 주지스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찰이 불교의 가치를 유지 지속하는 것이 첫 번째이지만 일반 대중들이 사찰을 찾는 입장에서 보면 다시 한번 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산사, 사찰은 스님들만의 독점적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모든 국민이 함께 향유하고 그들에게 도움 주는 공간으로 변화해야 불교에 대한 호감과 이미지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침내 화엄사의 비건 버거는 지리산을 벗어나 직영 전문점, 밀키트 형태의 인터넷 판매 및 대형 프랜차이즈에 공급될 것이고 내년에는 뉴욕 및 동남아시아에도 진출할 예정입니다. 어쩌면 화엄사는 비건 버거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큰 법당을 쌓고 부처님 말씀을 맛있게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경계를 허물자라는 말은 너무 흔해빠진 말이라 우리에게 감동을 주기 어려운 말이지만, 따지고 보면 용기 있게 그 경계를 허무는 브랜드와 마케팅은 정말 흔치 않습니다. 그 대담한 결단을 내린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선택받고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크리에이티브, 버리고 비워내는 용기
광고대행사의 본질은 크리에이티브. 우리가 가장 잘 하는 일이고, 우리의 존재 이유입니다. 그 본질을 부정하거나 의심해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크리에이티브를 바라보는 우리의 프레임이 다소 좁고 더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진심을 다해 노력해온 사람일수록, 성공을 경험해 본 사람일수록 새로운 행보가 어렵다고 합니다. 지금껏 쌓아온 경험과 지식이 새로운 경험과 학습이 들어올 공간을 확보해 주지 않기 때문이죠. 보폭을 넓혀 더 큰 세상으로 뛰어들어 보길 권합니다. 신흥종교처럼 부흥하고 있는 생성형 AI도 좋습니다. CIC 형태의 새로운 창업도 좋습니다. 일하는 방식을 바꿔줄 새로운 시도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똑같은 결과밖에 얻어내지 못할 테니까요. 물론 이런 다짐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또 마음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건, 저도 잘 압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 보자는 겁니다. 백지는 고칠 수 없습니다. 무엇이든 쓰는 것이 시작이라고 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말처럼 우리도 용기 있게 시작해 보는 겁니다. 세상엔 누구도 관찰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합니다.

새로운 의미나 특별한 울림을 부여하는 것만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크리에이티비티가 창궐하는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함께 용기 내어 봅시다.
 

관련 콘텐츠

어떤 이야기든 들려주세요.
우리의 스토리는 고객의 이야기에서 출발합니다.

KOR ENG